오랜만에 동생이랑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.
"요새 별일 없이 잘 지내? "
-별일 없지 뭐 형도 별일 없지?
"조카도 초등학교 잘 적응하고?"
-응. 다행이 적응 잘하고 다녀. 태권도 학원도 잘 다니고.
"어린이날엔 조카한테 선물이라도 해줬어?"
-해줬지. 포코레인 장난감 하나 사줬어. 근데 이 녀석이 선물 고르라고 했더니
여러 개를 고르는 거야. 그러지 말고 딱 한 개만 고르라고 했더니
싫다고 변신 로봇도 사달라고 하는 거야. 그래서 안된다고 한 개만 고르라고
했더니. 울면서 가게 바닥에 드러누워 버리잖아. 다른 손님들도 있고 해서
시끄러울까 봐 얼른 밖으로 데리고 나왔지. 징징거리는 거 겨우 달래서
한 개만 고르기로 하고 사서 나왔어 ㅋㅋ 장난감 가게 갈 때마다 이러니까
정말 미치겠더라고.... 요새 장난감 가격이 한두 푼도 아니고 참!
"ㅋㅋㅋ 한창 장난감 가지고 놀 때지 뭐. 야 너도 어렸을 때 초등학교 3학년때까진
장난감 달고 살았어 ㅋㅋ"
동생말을 듣고 나니 동생도 참 그럴 때마다 머리가 아플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.
보통 부모들이 별생각 없이 장난감을 사주는데 그런 요구가 갈수록 더 심해집니다.
자꾸 들어주다 보면 아이 버릇도 나빠집니다.
"동생아 내가 방법 한 가지 알려줄까?"
-뭔데 좋은 방법 있어?
"일단 시간 날 때 동영상을 하나 찾아놔"
-어떤 동영상? 만화?
"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아이들에 관한 동영상을 찾아서 보여주면서
네가 조카한테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는 거야. 알았지?"
-알았어^^ 해보고 나중에 연락할게
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
-우와!! 진짜 효과 있어~ 오늘 장난감 가게 갔는데 오늘은 정말
한 개만 고르고 나오는 거야. 신기하네...ㅋㅋ
"우리 조카 잠깐 사이에 많이 컸네 ㅋㅋ"
-동영상 보여줬더니 자기보다 어린 동생들이 힘들고
어렵게 사는 거 보더니 많이 놀라더라고. 그 애들이 불쌍하다고 하더라고.

상대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는 아이들 말고도 성인이나
사업관계에서도 자주 있는 일입니다.
예를 들면 노사분규에서 노사 간에 타협점을 못 찾아 교착 상태에
빠지는 경우입니다. 조합원들은 그 요구가 정당하다고 주장합니다.
그런 요구에 경영자가 쓰는 작전중 하나는 먼저 그 요구가 부당하고
지나치다는 점을 이해시키는 겁니다.
어떤 요구가 정당한지 부당한지 여부는 주관적이고 상대적입니다.
그럴 때는 상대에게 훨씬 비참하고 불행한 사람을 예로 들어 설득하면
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요구를 바라보게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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